하도급계약, 대금 지급기일과 하도급법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한 원사업자가 전기 배선을 다른 업체에 맡기면서 견적 메일 몇 통만 주고받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도면이 바뀌고 추가 작업이 생기자 두 회사는 '누가 어디까지 하기로 했는지'를 두고 다투기 시작합니다. 하도급 분쟁의 상당수는 이렇게 서면 계약 없이 일을 시작한 데서 출발합니다. 제조·수리·시공·용역의 일부를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는 거래에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이 적용될 수 있고, 이 법은 위탁 내용을 적은 서면을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하도록 요구합니다.
하도급계약서에 꼭 담아야 할 조항
- 위탁 범위 — 작업 내용을 도면·시방서·사양서 기준으로 특정합니다. '전기공사 일체' 같은 표현은 추가 작업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 하도급대금 — 총액과 산출 내역, 부가세 별도 여부를 적습니다.
- 지급 시기와 방법 — 목적물 수령일 기준 지급기한과 현금·어음 등 지급 수단을 정합니다.
- 납기와 검사 — 납품·준공 시점, 검사 기준과 기간, 불합격 시 처리 절차를 명시합니다.
- 설계 변경·추가 작업 — 변경이 생겼을 때 대금을 조정하는 절차를 미리 정합니다.
- 하자보수와 안전관리 — 하자담보책임 기간과 현장 안전 책임의 분담을 적습니다.
대금 지급 조항은 이렇게 정리하세요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목적물을 수령한 날부터 법정 기한 안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고(원칙적으로 60일 이내), 기한을 넘기면 지연이자 문제가 생깁니다. 발주자로부터 준공금·기성금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금을 더 짧은 기한 안에 수급사업자에게 내려보내야 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한과 이율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할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세요. 실무에서는 '기성 청구 → 검사 → 지급'의 일정을 표로 만들어 계약서에 첨부해 두면 다툼이 크게 줄어듭니다.
자주 하는 실수 3가지
첫째, 구두 발주로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급한 현장일수록 서면 없이 착수하기 쉬운데, 나중에 대금과 범위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둘째, 설계 변경·추가 공사의 정산 기준을 비워 두는 것입니다. 변경 지시는 반드시 서면이나 문자·메일로 남기고 단가 산정 기준을 정해 두세요. 셋째, 부당한 대금 감액·반품·기술자료 요구를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는 감액이나 기술자료 유용은 하도급법이 금지하는 행위이므로, 요구받은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두로 발주받고 이미 작업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금이라도 작업 범위·대금·납기를 정리한 계약서나 확인서를 교부받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 어렵다면 견적서, 작업 지시 문자, 메일처럼 조건이 드러나는 기록이라도 차곡차곡 모아 두세요. 분쟁이 생기면 이런 자료가 계약 내용을 입증하는 근거가 됩니다.
대금 감액이나 지급 지연을 겪고 있다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나요?
증빙을 모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나 하도급분쟁조정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신고 요건과 절차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관할 기관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거나 전문가 상담을 먼저 받아 보세요.
하도급법은 모든 외주 거래에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규모 등 법이 정한 적용 요건이 있습니다. 다만 적용 여부와 무관하게 범위·대금·검사 기준을 서면으로 남기는 것은 모든 외주 거래의 기본입니다.
서면 없이 시작한 하도급은 분쟁의 절반을 예약한 것과 같습니다. 범위·대금·검사 기준부터 문서로 남기세요.
원도급 단계의 계약이 궁금하다면 인테리어 공사도급계약서 분쟁 예방법을, 제조 위탁 거래라면 임가공계약서 작성 체크리스트를 함께 읽어 보세요.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이며, 개별 사안·최신 법령은 세무사·노무사·변호사 등 전문가의 확인을 권합니다.